야권 ‘단일화 방안’ 합의[경향신문] 찍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21일 서울 홍대 앞 거리에서 시민과 사진을 찍고 있다.연합뉴스흔들고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21일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시흥동의 한 아파트단지를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오세훈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약 보름간의 우여곡절 끝에 21일 타결됐다. 그간 여론조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양측이 한 치도 물러나지 않아 약속했던 후보 등록일(19일) 전 단일화에 실패했지만, 안팎의 비판이 가중되자 적합도와 경쟁력 등 핵심 쟁점을 절충한 여론조사 방식에 합의한 것이다. 여론조사 방식만으론 한쪽의 일방적인 유불리를 판단하기 힘든 만큼, ‘조직력’과 ‘중도 확장성’이라는 두 후보의 특징이 승리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화 과정에서 드러난 갈등 봉합은 이후의 숙제로 남겨졌다.■ 합의 내용·배경은신경전 벌이던 오세훈·안철수 비판 여론에 ‘주말 극적 타결’협상 중 보인 갈등 ‘봉합 숙제’오·안 모두 “누가 되든 협력”양측이 합의한 안은 2곳의 조사기관이 100% 무선전화(휴대전화)로 적합도와 경쟁력을 50%씩 반영해 조사하는 방식이다. 오 후보 측이 선호한 ‘적합도 조사’와 안 후보 측이 선호한 ‘경쟁력·무선전화 100% 조사’를 조합한 절충안이다. 안 후보 측이 최종 협상에서 ‘당명 표기’에 이견을 낼 것이란 예상도 있었으나, 오 후보 측이 안 후보가 원한 ‘무선조사 100%’를 받은 상황이라 당명 표기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후보가 인지도와 경쟁력에서 앞서 당명 표기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좀처럼 진전되지 않던 협상이 주말 사이 타결까지 이르게 된 배경에는 최근 여론 추이에 따른 양측의 계산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안 후보의 경우 시간이 갈수록 오 후보의 지지율 결집이 예상돼 조속한 단일화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오 후보는 1차 기한(지난 19일)이 지났을 때만 해도 시간 여유가 있다는 기류였으나, 단일화 지연에 따른 당 안팎의 비판이 거세지자 속도를 붙였다.오 후보는 이날 “어느 후보로 단일화되든 남은 선거운동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누가 후보가 되든 힘을 합쳐 승리할 수 있도록 돕자고 약속했다. 어떤 결과에도 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승부 관건은이제 단일화 결론은 유권자 손에 맡겨졌다. 현재의 여론조사 방식에선 어느 한쪽의 유불리는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100% 무선전화 여론조사는 고령층보다 젊은층 응답률을 높여 안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지만, 주말이 아닌 평일 조사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오 후보에게도 나쁘진 않다. 평일 조사에선 중도층 비율이 높은 화이트칼라의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입소스·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SBS·KBS·MBC 의뢰로 20∼21일 서울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적합도’에선 오 후보 34.4%, 안 후보 34.3%, ‘경쟁력’에선 오 후보 39.0%, 안 후보 37.3%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보였다(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승부는 결국 양측의 ‘상대적 강점’이 지지층 확대에 얼마만큼 기여할지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오 후보는 그간 제1야당 소속이라는 조직적 강점을 부각하며 “안 후보로 단일화되면 조직적 지원이 쉽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반면 안 후보는 “보수 야당의 꼬리표로는 중도층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해왔다.단일화 이후에도 과제는 많다. 특히 양측이 갈등을 봉합하고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는 과제는 중요해졌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원회 대변인은 “양보하는 듯 야욕을 드러낸 예견된 정치쇼이자 정치적 야합”이라며 야권 단일화를 깎아내렸다.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인터랙티브] 여성, 외치다▶ 경향신문 바로가기▶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