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컬리 기업가치 1조원"韓기업 연달아 美증시 노크쿠팡, 美상장 첫날 시총 100조국내 2위 SK하이닉스 맞먹어김범석 "더 과감히 투자할 것"◆ 쿠팡發 유통빅뱅 ② ◆국내 새벽배송의 선구자 격인 마켓컬리도 연내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쿠팡은 뉴욕 증시 상장 첫날 주가가 40% 오르며 단숨에 시가총액 100조원 기업이 됐다.12일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매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연내 상장을 추진하기로 지난달 말 결정했다"면서 "이는 당초부터 계획했던 것"이라고 말했다.유통가 합종연횡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 대표는 "지분 교환과 같은 형태는 아니겠지만 사업적 협력에는 관심이 있다"며 "사업을 다른 제품 영역으로 확장하기보다는 식품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배송전쟁을 촉발했다면 마켓컬리는 '샛별배송'이라 불리는 신선식품 새벽배송에 집중했다.김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도 "연내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계획을 금융인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마켓컬리가 약 8억8000만달러(약 1조원)의 가치를 가진 업체라고 소개했다. WSJ는 마켓컬리 내부 자료를 인용해 마켓컬리 이용자의 재이용률이 60%로 업계 평균치(29%)보다 훨씬 높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미국 증시 상장 도미노가 시작됐다. 마켓컬리처럼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시킨 국내 유니콘 기업 상당수가 미 증시 상장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쿠팡의 상장 성공은 한국 기업들의 '제값 받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표출되고 있고, 코리아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감이 성숙되고 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한국 기업에 대한 월가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어 뉴욕 증시는 한국 기업에 대한 새로운 평가 플랫폼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쿠팡은 이날 뉴욕 증시에서 최종 공모가(주당 35달러) 대비 40.7%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쿠팡은 거래 개시 직후 공모가 2배 수준인 69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이날 쿠팡 시총은 886억5000만달러(약 100조원)를 기록했다. 또한 국내 상장기업들과 비교해 보면 쿠팡은 시가총액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이날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면서 "물류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 서울 = 김기정 기자 / 박대의 기자]"당장 이익 못내도 성장성 높이 평가"…韓이커머스 재평가 시작컬리도 美증시 연내상장컬리 작년매출 2배늘어 1조영업적자 축소추세에 자신감김슬아 "올해가 상장 적기"만년적자 쿠팡 상장 계기로한국 유통업체 몸값 올라가티몬·11번가도 증시입성 도전1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컬리 본사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이날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해 연내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충우 기자] 쿠팡이 미국 증시 입성에 성공하며 한국 이커머스 기업에 대한 재평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스타트업 못지않은 뛰어난 성장성을 인정받아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는 존재로 각광받고 있다.쿠팡에 이어 새벽배송(샛별배송)의 선두 주자 컬리 역시 올해 미국 증시 상장(IPO)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코리아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커머스와 유통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도미노가 시작됐다. 특히 한국 기업은 기업가치가 큰 유니콘 기업이 많다는 점에서 쿠팡발 '코리아 프리미엄'의 동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커머스와 유통, 플랫폼 기업은 물론이거니와 바이오와 IT 등 분야에서 외국 증시 상장 도미노로 이어질 여지가 크다는 얘기다.12일 김슬아 컬리 대표는 "주주와 연관 사업 계획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연내 상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를 통해 올해 상장 계획을 처음으로 밝혔다.김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주식시장의 호황세가 이어지면서 많은 자본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상장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주주들이 올해 자금 조달을 해야 하는데 주식시장이 나쁘지 않으니 검토하자고 제안해 상장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컬리 관계자는 "올해 회계법인을 통해 상장 가능 여부 검토를 마치고 팀장급 직원들에게 먼저 알린 것"이라며 "현재 주관사를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컬리의 상장 추진에는 매출 증가에 따른 영업손실 축소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마켓컬리의 연간 매출액은 1조원대로 예상된다. 2019년 매출액(4289억원)과 비교해 1년 새 2배 이상 신장했다. 반면 지난해 영업적자는 2019년과 비슷한 1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돼 컬리 내부에서는 매출 대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컬리 관계자는 "매출 성장세가 목표한 수준대로 이어지고 있고, 그만큼 영업적자 비중이 떨어지고 있어 올해가 상장 시기라는 자신감이 굳은 것"이라고 설명했다.급변하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의 미국 상장과 네이버·이마트, 아마존·11번가 등 대형 업체 간 합종연횡, 이베이코리아 매각 등 지각변동 속에서 자본 확보를 통해 휘둘리지 않는 경영 환경을 마련하려는 의지라는 분석이다. 타사와의 연합군 형성에 대해 김 대표는 "컬리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에 파트너와 지속적으로 협업하고 있다"면서도 "지분 교환 같은 것보다 사업적 협력에 관심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상장 도미노에 대한 전망을 뒷받침하듯 시장에서는 이번 쿠팡 상장을 계기로 한국 이커머스 기업가치를 재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주로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로 기업을 평가하는 국내와 달리 글로벌 투자자들은 성장주 기업가치 평가 방법인 주가매출비율(PSR·시가총액을 연간 매출액으로 나눈 값)로 쿠팡을 평가해 가치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가치 평가 모델이 적정한지에 대한 일종의 경종을 울린 것이란 지적이 이어진다.이효석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정해준 쿠팡의 가치는 100조원"이라며 "'아마존 키즈'로 파괴적 혁신기업에 대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날 메리츠증권은 쿠팡의 IPO로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다며 업계 1위 네이버 쇼핑의 기업가치를 기존(20조8000억원)보다 35%가량 올린 28조원으로 제시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 이커머스는 높은 모바일 이용률, 강화되는 리테일 경쟁, 테크 기반의 리테일 혁신 등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와 쿠팡의 쇼핑 비즈니스는 전략, 매출 구성 등에 차이점이 존재하나 궁극적인 지향점은 '쇼핑과 콘텐츠'의 결합"이라며 "결국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와 쿠팡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업계에서는 이런 분위기에 맞춰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IPO 행진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티몬은 지난해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 하반기 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이다. 모기업인 SK텔레콤이 상장 계획을 밝힌 11번가도 일정대로라면 2023년 안에 국내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김태성 기자 / 강봉진 기자 / 박대의 기자]▶ '경제 1위' 매일경제, 네이버에서 구독하세요▶ 이 제품은 '이렇게 만들죠' 영상으로 만나요▶ 부동산의 모든것 '매부리TV'가 펼칩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