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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 쓰나미' 오나…항공업계 고용 불안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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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후해이 작성일20-07-21 09:17 조회1,2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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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항공업계의 고용 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한산한 모습의 인천국제공항. /이덕인 기자

휴직·임금 삭감에 구조조정 우려까지…정부 추가 지원 요구 목소리 커져

[더팩트|한예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6개월여 간 지속되면서 항공업계의 고용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 인수합병(M&A)이 좌초될 위기에 처하면서 대규모 실직 사태 우려까지 현실화되자 항공업 종사자들의 곡소리가 거세지는 중이다.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기 까지 최소 2~5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부가 고용 안정을 위해 추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으로의 매각이 차질을 빚고 있는 이스타항공 일부 직원들은 인수 주체 측에 고용 불안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M&A가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상황을 책임지는 쪽이 없다는 점을 거세게 비판했다. 수백억 원대의 체불 임금 문제에 더해 1600여 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

최근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이스타항공 전 노선이 운항을 중단하고 1600명 노동자가 임금을 못 받고 있는데 노동자 생존권을 책임지는 이가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측 역시 "임금이 체불되며 직원들은 생활비를 위해 택배기사, 대리기사, 건설현장 노동자로 일하며 하루하루를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타항공은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다. 항공업계 불황 속에서 새 인수자를 찾기도 어렵다.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해도 기업 회생이 아닌 청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스타항공이 파산하면 직원은 사업주에게 책임을 물어도 미지급 임금을 받아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사실상 이들은 국가의 체당금 제도를 활용한 지원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액체당금은 임금 체불 여부에 대해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으면 지원받을 수 있고, 지급금액이 더 큰 일반체당금은 기업이 도산·파산할 시 신청할 수 있지만 지급 요건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외에도 코로나19 사태로 전체 항공업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항공사의 휴업과 휴직·임금 삭감 등이 이어지는 등 업계의 고용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국적사들은 무급휴직, 순환제 근무 등을 통해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줄이는 것은 물론 매년 진행하던 신규 채용도 중단한 상황이다.

하반기에도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불안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인 가운데,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덕인 기자

실제 올해 들어 객실승무원을 공개 모집하는 국내 항공사는 신생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가 유일했다. 회사는 공채를 통해 총 15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지원자 9000여 명이 몰리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경쟁률이 100대 1에 달하는 셈이다. 통상적인 신입 객실승무원 경쟁률 80~90대 1보다 더 치솟았다. 지원 폭주로 서류 검토 작업이 오래 걸리자 2일 서류전형 발표가 그 다음 날로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불안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국제공항협회(ACI) 등이 코로나19 이전의 항공 수요 회복하기까지 최소 2~5년은 걸릴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연이어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항공협회도 올해 하반기 국제선 월평균 여객 전망치(12만983명)를 지난해(504만967명) 대비 97.6% 낮게 잡았다. 이 때문에 올해 하반기에 최소 8조7900억 원이 넘는 국제선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일각에선 정부가 항공사가 받는 충격을 줄이고, 고용 안정을 꾀하기 위해서는 추가 지원에 나서야 한단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항공기 취급업을 특별고용업으로 지정해 오는 9월 15일까지 휴직수당의 90%까지 보전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 중이다. 또한 국책은행은 현재까지 대형항공사에 2조9000억 원, LCC에는 3000억 원 등 총 3조2000억 원 규모를 지원했다. 산업은행이 40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도 받고 있지만, 당장 기금 지원 요건을 충족하는 항공사는 국내 1위 대형항공사 대한항공 정도만 꼽힌다.

그러나 이 정도 수준의 지원으로는 고용안정을 담보할 수 없고, 주요국처럼 기업 대상의 보조금(subsidy) 지급 등 지원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은 각각 항공사 자산 대비 10%와 21% 수준으로 지원하는 것에 비해 한국의 지원 규모는 항공사 자산과 비교해 7.1%에 불과하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도 국내 항공업과 고용 시장의 특수성 때문에 인력 감축이 쉽지 않은 구조"라면서 "정부가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보조금을 확대하는 등 고용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우리도 고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코로나19를 대응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다"면서 "자구 노력만 요구하지 말고 다른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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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연세대-서강대-고등과학원, 네이처에 새로운 양자현상 발표[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하나의 전자가 여러 원자에 나뉘어 존재하는 '양자 다체 상태'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박제근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IBS 강상관계물질연구단 前부연구단장) 연구팀은 지난 2016년 2차원 자성(磁性) 물질의 빛 방출 실험을 하던 중 특정 에너지대에서 비정상적으로 강한 빛을 내는 엑시톤(exciton, 전자와 양공으로 이루어진 입자)을 발견했다.

이후 약 5년 동안 서강대 정현식 교수, 연세대 김재훈 교수, 고등과학원 손영우 교수 등이 서로 다른 방식의 실험과 계산을 통해 이 특이한 현상을 연구한 결과 '전자 한 개가 여러 원자에 나뉘어 존재하는 양자다체상태의 새로운 엑시톤(Coherent many-body exciton)'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동안 예측된 적이 없는 새로운 양자현상이, 양자 상태에서 빛을 방출하는 엑시톤에서 발견됨에 따라 양자광원을 이용하는 양자정보통신 기술에서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는 21일 자정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Nature)를 통해 공개됐다.

양자 다체 자성 엑시톤 연구진 공동교신저자. (왼쪽부터) 곽제근 교수(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정현식 교수(서강대 물리학과), 김재훈 교수(연세대 물리학과), 손영우 교수(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과기정통부 제공]

◆양자얽힘 상태의 엑시톤을 처음으로 발견하다

엑시톤은 자유전자와 양공(전자가 빠져나간 빈자리)으로 이루어진 입자다. 절연체에 빛을 쪼이면 원자에 속박된 전자가 들뜬 상태가 돼 양공 주위를 돈다. 엑시톤을 이루는 전자와 양공이 다시 만나면 빛을 방출하고 바닥상태로 돌아간다. 엑시톤의 존재는 이 빛을 감지함으로써 알 수 있다.

연구진은 2차원 자성물질인 삼황화린니켈(NiPS3)을 대상으로 한 빛 방출 실험에서 1.5 eV 근처에 매우 뾰족한, 통상적인 수준보다 수백 배 좁게 분포하는 신호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1.5 eV 에너지대에서 결맞음성(coherence)이 매우 강한 엑시톤 신호를 발견한 것이다.

당시 이 결과를 본 정현식 교수(서강대)가 "내 평생 이렇게 뾰족한 피크는 처음 본다"고 말할 정도로 이상했고, 기존의 어떤 지식으로도 설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후 영국의 방사광가속기 '다이아몬드'를 통해 이 엑시톤이 갖는 운동량과 에너지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데이터를 얻어내고, 이를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고등과학원 손영우 교수팀이 150만개의 경우의 수를 계산으로 풀어냈다. 연세대 김재훈 교수팀은 광흡수 실험으로 광방출 실험과 비교했다.

연구팀은 결국 세 가지 측정방법을 동원한 실험연구와 다체(many body) 계산을 이용한 이론 연구를 함께 수행한 끝에 세 개의 실험이 같은 결과를 가리킨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 엑시톤이 결맞음성이 매우 높은 양자 자성 엑시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이론적으로 이러한 현상을 '쟝-라이스(Zhang-Rice) 양자다체상태'로 설명했다. 쟝-라이스 상태는 '전자가 존재할 확률이 산재해 있어, 여러 원자에 동시에 속박되어 있는 독특한 양자상태'를 말한다. 원래 고온 초전도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으로 1988년 처음 등장했지만 이후 고온 초전도체 실험이 더 발전되면서 실험결과와 일치하지 않아 사장된 이론이다. 박제근 교수는 이를 "자동차용으로 개발했다가 실패해 버려진 도구가 훗날 자전거용으로 유용하게 사용된 것"으로 비유했다.

◆"지하철 2호선의 오디세이"…양자정보통신의 새로운 길을 열다

이번 연구는 2차원 자성 물질에서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양자 현상을 발견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이 엑시톤은 강한 결맞음성을 보이면서, 자성을 띠는 스핀자유도가 양자적으로 얽힌 매우 특이한 형태다. 연구진은 "2차원 자성체는 물론이고, 지금까지 이렇게 다체상태에 의해 스핀이 얽힌 엑시톤은 발견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엑시톤은 양자상태에서 광자를 방출하는 양자광원이어서 기본적으로 양자정보통신 기술의 중요한 열쇠로 거론된다. 연구진은 "자성을 갖는 엑시톤도 드문데, 결맞음이 통상적인 수준보다 수백 배 높아 기존에 알려진 메커니즘과 전혀 다른 물리 현상임을 시사한다"면서. 이 엑시톤을 양자컴퓨팅 등에 활용할 수 있을지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차원 자성 물질 연구는 물리학 전체에서 갖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박제근 교수가 2010년 서울대에서 연구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분야다. 해외에서도 한국에서 개척한 중요한 연구분야로 인식되고 있는 전세계적으로 드문 예이다.

박제근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가 "서울대, 서강대, 연세대, 고등과학원의 연구자들이 어두운 방에서 벽을 더듬어 가는 것과 같은 작업을 함께 진행한 결과"라면서 "여러 실험들을 계속하면서 전혀 연결되지 않았던 실험 결과들이 서로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유레카’를 경험"한 감동을 전했다.

박 교수는 "세 실험팀과 한 이론팀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결과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지난 5년 동안 수많은 토론을 하면서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이 기간 동안 연구진들이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다니면서 수없이 많은 토론을 했기 때문에, 이 연구성과를 ‘과학의 2호선 오디세이’라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논문명 : Coherent many-body exciton in van der Waals antiferromagnet NiPS3

◇저자 : 강순민(공동 제1저자, IBS/서울대), 김강원(공동 제1저자, 서강대), 김범현(공동 제1저자, KIAS), 김종현(공동 제1저자, 연세대), 심경익(연세대), 이재웅(아주대), 이성민(IBS/서울대), 박기수(IBS/서울대), 윤석환(IBS/서울대), 김태훈(IBS/서울대), A. Nag(Diamond Facility), A. Walters(Diamond Facility), M. Garcia-Fernandez(Diamond Facility), J. Li(Diamond Facility), L. Chapon(Diamond Facility), K. Zhou(공동교신저자, Diamond Facility), 손영우(공동교신저자, KIAS), 김재훈(공동교신저자, 연세대), 정현식(공동교신저자, 서강대), 박제근(공동교신저자, IBS/서울대)

최상국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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